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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진 서 

얼굴좀 펴게나, 함박눈이 아닌가!

얼굴좀 펴게나, 함박눈이 아닌가!

2023, 장지에 채색, 53x45.5cm

학력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재학

 

작품설명

처음 작품을 만들려 할 때 동화 같은 장면을 구성하고 싶었습니다. 저에게 있어 ‘동화 같다’란 보고 있기만 해도 몽글몽글 하고 그렇다고 너무 따뜻하기보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볼 때처럼 이질적인 감정이 드는 것입니다.

 

첫번째 키워드는 '눈'을 선택했습니다. 동화라 했을 때 저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계절이었기 때문입니다.

 

눈이라는 소재를 씀으로써 동화의 몽글몽글함은 충분히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그 다음으론 이질적인 감정, 현실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을 구상하고자 했기에 두번째 키워드로는 '개구리'를 선택했습니다.

 

눈이 내리는 겨울에 개구리는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같이 있는 장면을 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배경은 밀림으로 결정했습니다. 이도 개구리를 선택한 이유와 같은 이유도 있고, 제가 시골에서 나고 자랐는데 비 오는 날에 개구리를 찾으러 가면 풀에 숨어 있는 개구리는 보호색 때문에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구요. 눈에 딱 하고 들어오기보단 스치듯 보다 '뭔가 볼록한 게 있었던 것 같은데?' 하고 돌아보면 개구리가 풀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그러한 느낌을 작품에서 드러내고 싶어 개구리와 비슷한 색이 가득한 밀림으로 배경을 정했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밀림에서 눈을 피하고 있는 두 마리의 개구리'의 모습을 그리기로 했습니다. 그 자체로 너무 낭만적이고 이질적이며 동화 같은 작품이 만들어질 것 같아 즐겁게 작업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요즘 환경문제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어쩌면 제 작품의 상황이 마냥 이질적으로 보이지만은 않을 수도 있겠더라구요. 감상자들이 제 작품을 보며 여러 생각을 해 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네요.

 

작품은 전공인 동양화를 살려 동양화 채색 기법을 이용해 동양화만이 낼 수 있는 독특한 색을 내 보았습니다.

 

제목은 평소 제가 좋아하는 일본의 하이쿠 '얼굴 좀 펴게나, 올빼미여, 봄비가 아닌가'를 빌려 지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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